일상25 정신과에 처음 가면 벌어지는 일들?? 아마 내 블로그를 구경하는 사람들 중에도 정신과를 막연히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처음 정신과에 가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대학병원이나 규모가 다소 큰 병원이라면 얘기가 달라질지도 모르겠지만 집 근처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작은 개인병원 단위라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태어나서 처음 가보았던 정신과는 이대역 근처의 "연세필정신건강의학과의원"이라는 곳이었다. 처음에는 불면증으로 인해 수면제를 처방받기 위해 갔던 곳이고, 이후에는 여기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고 3주마다 한 번씩 꾸준히 내원하며 약을 받아갔다. 이사하고 직장을 옮기면서는 이대역까지 병원에 가는 것이 번거로워 직장 근처의 병원을 새로 다니게 되었는데 강남역 7번 출구 근처의 “연세휴정신건강의학.. 2020. 1. 28. "우울증 환자와 연애해도 괜찮을까요?", 우울증 환자의 연애 예전에 20대 초반 대학생 시절일 때 제가 잘 다니던 어느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이런 글을 종종 본 적이 있다. "좋아하는 남자가 있는데 우울증이래요. 사귀어도 괜찮을까요?" 혹은... 우울증 있는 사람과는 연애하지 말라는 식의 조언 글도 여러 번 보았었던 기억도 난다. 수 년 뒤 이렇게 내가 직접 우울증 환자가 되고 보니(실은 난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미 우울증 환자였겠지만 그 전까진 한 번도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본 적이 없었으니, 어쨌든 내가 '공식적'으로 우울증 환자가 된 건 스물여덟 살이었다.) 나는 누군가의 애인이 되기에는 "결함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었던 것 같다. "누군가의 애인이 되기에" 결함이 있기로는 실은 우울증만이 다가 아니었다. 언니가 장애인이라는 사실, 거기에 우리 .. 2020. 1. 28. 내가 경험한 우울증의 증상 2. 자살 충동과 자해 욕구 (2) 우울증 환자에게 "자살 충동"이란 정말 말 그대로 "충동"을 의미한다. 사람 누구나 때때로 삶에서 힘든 일을 직면하면 아아, 그냥 죽어버리고 싶다, 하는 생각을 쉽게 할 수도 있지만(정신과 의사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평범한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쉽게 죽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한다고 하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그냥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게 아니라 진짜 "충동"적으로 자살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순간적으로 강렬하게 안에서 치밀어 오른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자취방에 가만히 혼자 앉아 있다가 길게 늘어져 있는 전선줄을 보면 저걸로 목을 감고 조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길을 걷다가 씽씽 달리는 자동차들을 보면 홧김에 차도에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지하철을 기다리다가도 지금 당장 선로에 뛰어들고 싶.. 2020. 1. 27. 내가 경험한 우울증의 증상 2. 자살 충동과 자해 욕구 (1) 자살 충동과 자해 욕구에 관한 이야기를 하자면 10년도 더 된 먼 옛날(?), 나의 학창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대학 시절 전공 수업 시간에, 청소년기는 감정적으로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뇌의 발달 영역이 어쩌고 저쩌고 했던 기억이 난다)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정적인 행동이 앞서고 다소 충동적인 특징을 보이기도 하지만, 20대가 지나고 점점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차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더 강해진다는 내용을 배웠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어렸을 적 정말이지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을 가진 아이였다. 물론 절대 바깥으로 표출하지는 않았지만. 교실에서 있는 듯 없는 듯, 친구 하나 없이 조용히 말 없이 자리에 늘 혼자 앉아 있던 존재감 없는 학생이 바로.. 2020. 1. 26. 이전 1 ··· 3 4 5 6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