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프랑스 파리 여행 중 집시 소매치기한테 현금 100유로 털린 썰
부제: 준비 1도 안 하고 여행 갔다가 충격과 실망을 안고 이틀 만에 파리를 탈주한 파리 여행 실패자(?)의 경험담 #1
소매치기의 천국, 파리?!
프랑스 파리가 이토록 치안이 엉망이고 무서운 도시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막연히 “그래도 선진국인데……”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런던의 한인민박에서 같이 묵던 사람들로부터 파리에서 소매치기를 당한 경험담들을 듣고 있자니 걱정이 앞서는 겁니다. 부랴부랴 파리 가기 이틀 전쯤에 “파리 치안”, “파리 소매치기” 같은 키워드로 구글링을 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지 등을 찾아보기에 이르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파리 여행 첫째 날에 집시들로부터 소매치기를 당해 자그마치 현금 100유로를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집시들의 소매치기 수법들은 유튜브나 구글에 검색해보면 정말 많이 나옵니다. 저의 경우는 루브르 박물관 근처에서 당했는데, 거렁뱅이처럼 보이는 여자 네다섯 명이 “signature!”를 외치며 서명을 해달라고 다가왔습니다. 처음엔 한두 명이 저에게 다가와 서명을 해달라고 하더니, 갑자기 그 다섯 명이, 저를 말 그대로 “덮쳐왔습니다”. 여자 다섯 명이서 몸으로 저를 밀어부치고 에워싸니 저는 시야도 확보가 안 되고 팔도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었는데, 그 틈에 제 허리춤에 있던 가방의 지퍼를 열어 현금을 탈취해 간 겁니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입니다. 다 해서 5초가 채 되지 않았을 겁니다. “가방은 절대로 뒤로 메지 말라”라고 해서 앞으로 메고 다녔는데, 앞으로 메고 다녀도 결국 털어갈 놈들은 털어가더군요…
서명해달라고 접근해서 시선을 돌리고 그 틈에 가방이며 주머니를 털어간다는 얘기는 유튜브에서도 블로그에서도 익히 봐 온 터였는데, 이런 식으로 사람을 대놓고 옴짝달싹하게 만들어서 털어갈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서명해달라고 접근하는 사람들은 100퍼 소매치기범입니다. 그들에겐 절대 눈길을 주어선 안 됩니다.
파리는 여자 혼자 다니는 게 위험하다고 해서 민박집에 같이 묵던 분들과 동행을 했는데, 그 분들도 이런 식으로 집시가 덮치는 건 파리 여행 중에 처음 봤다고 했습니다. 혼자 다니든 일행이 있든 그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일행을 붙이고 다녀도 저처럼 당할 놈은 당합니다. ㅠㅠ
다행히 신용카드나 여권 등 다른 소지품을 건드리진 않아서, 민박집 주인 아주머니가 말씀하시길 현금만 털린 게 오히려 운이 좋은 거라고 합니다. 실제로 그런 식으로 현금만 쏙 빼가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 털게 되면 한꺼번에 다 털어간다고들 하네요.
당신이 파리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반드시 자물쇠를 챙기세요. 자물쇠, 자물쇠, 자물쇠… 모든 가방의 지퍼를 자물쇠로 단단히 여미시기 바랍니다. 백팩을 메고 다니는 건 절대 있어선 안 될 일입니다. (앞으로 가방을 메고 다녀도 이렇게 털어가는데 백팩을 멘다면 당연히 털립니다…)
휴대폰을 소매치기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니, 반드시 링을 부착해서 손가락에 거시고, 가능하다면 휴대폰 케이스에 줄을 달아 가방이나 목걸이에 연결해서 다니길 추천합니다.
그리고 절대, 저처럼 큰 돈을 현금으로 가지고 다니시면 안 됩니다. 50유로, 100유로 단위의 지폐는 10유로로 잘게 쪼개 놓고, 웬만하면 하루에 10유로 이상은 현금으로 들고 다니지 마세요. 필요하면 차라리 카드를 쓰시기 바랍니다. 저는 카드를 안 쓰려고 일부러 환전을 많이 해 왔는데, 대체 제가 왜 그랬는지……ㅜㅜ 길거리에서 현금을 꺼내보이는 일은 정말 위험합니다…
또, 최대한 현지인처럼 보여야 합니다. 대놓고 “나 여행객이에요.”를 티 내면 안 됩니다. 소매치기가 무섭다고 위축되어서 다니면 그 또한 타깃이 된다고 하니, 당당하게, 난 현지인이야, 난 파리 정말 잘 알아, 하는 생각을 하며 당당하게 다녀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정말이지 머리부터 발 끝까지 너무나 대놓고 “어버버한 여행객”이었습니다. 떡진 머리에 누추한 행색에…… 화장이라도 좀 진하게 하고 나갔으면 달랐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집시들의 출몰 지역은 파리 내 관광명소 거의 대부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루브르 박물관 근처에서 당했는데, 에펠탑이나 개선문, 샹젤리제 거리 등 유명한 명소들은 거의 대부분 이렇게 관광객들을 노리는 집시들이 드글드글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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